박쥐 (Thirst, 2009)

박쥐 (Thirst, 2009)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  
로맨스/멜로 | 2009.04.30 | 청소년관람불가 | 133분

볼까 말까 며칠을 친구와 생각하다 결국 보고 말았다. 봐도 찜찜하고 안 봐도 찜찜한 감독의 영화들이 있다.
내게 있어 그런 감독은 바로 김기덕과 박찬욱인 듯 하다.

수많은 악평들을 보고 난 후 기대치를 너무 낮춘 덕분인지 다행히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던 듯..
영화를 보고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박찬욱은 과연 천재인가? 아님 작가주의라는 허세로 포장질을 자~알 할줄 아는 필름장사치인가? 

(줄바꿔서)
감독은 왜 송강호를 선택했을까? 왜 송강호는 배역에 대한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고 수락했을까? 꼭 송강호여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송강호가 아니라 좀 더 남성미가 흐르는 젊은 뱀파이어 신부님이였으면 눈이라도 즐거웠을텐데..ㅎㅎㅎ (아마도 난 작년에 인터넷에서 떠돌아 다니던 젊은 바티칸 신부님들에 대한 훈훈한 느낌과 비교를 하는 듯 ^^;;;)
이렇듯 뱀파이어 신부 송강호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 탓인지 영화를 보고 난 후 친구는 내게 짜증스런 한 마디를 던지더라. "송강호는 왜 여지껏 사투리를 안 고치는거야?"

반면 김옥빈과 김해숙씨의 연기는 새로운 발견이다.
김옥빈은 그야말로 이번 영화에서 작심하고 배역에 뛰어든 흔적들이 보여졌기 때문이다.
죽임을 당한 후 다시 뱀파이어로 살아나는 순간 입술에 묻은 피를 입맛 다시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치도록 그 연기가 놀라웠다.
그녀가 이번 작품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담았나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며 마치 제 2의 강혜정을 꿈꾸는것 같기도 했다. 암튼 생각외로 잘 하더라..당분간은 영화계쪽에서 많은 러브콜이 들어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김해숙씨...요즘 TV에서 쉴새없이 다작을 한다고 말들도 많다. 그래서 지겹다고..혹시 어디 빚이 있냐고 그래서 바짝 벌어야되냐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녀의 모습은 쉴새없는 다작의 핀잔들을 제대로 잠식시킬만한  명연기를 펼쳐주었다.
연륜이라는게 바로 그런건가보다. 어떤역을 맡아도 마치 맞춤옷처럼 딱 들어맞고 참으로 안정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도적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마치 하하 어머니를 롤모델로 선택한듯한 그녀의 캐릭터는 오히려 영화를 보고난 뒤 송강호보다 더 두드러진 영화속 캐릭터로 남아있는 중이다. 멋졌다! 그 연기...

음...만약에 박쥐가 환율은 적정선을 유지하고 주가는 2천을 넘나들고 경기는 호황이고 청년백수들은 나날이 줄어들고...그런 시대상황에 개봉이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쩜 그랬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호의적인 평가와 좀 더 그럴싸한 작가주의적인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도 든다.
솔직히 지금같은 상황들속에서는 사람들도 복잡한것을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
마치 감독이 심어놓은 코드들을 숨은그림 찾듯이 퍼즐 맞춰가기식의  머리복잡한 작품들도 이젠 좀 지치고...

알고보면 별 내용도 없는데 논란거리 하나 심어놓고 그것으로 마케팅만 줄기차게 하고 결국 사람들은 궁금증에 표를 사게되고...뭐 그런식인듯.
송강호의 성기노출씬을 보면서 감독은 꼭 필요한 장면이였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아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감독의 허세 + 마케팅적 요소중 하나일 뿐이라는 느낌이 든다. 더불어 그 장면에서는 해외 수상에 대한 감독의 욕심도 느껴졌고...

암튼 이번 작품은 마치 '박찬욱 감독 스타일'의  자기복제에서 이제 좀 한계점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음식을 너무 오래 먹으면 어느 순간 그 음식이 지겨울 때가 있고 다른 음식들과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로 그때가 그 음식 맛에 대한 한계이듯이 말이다.
때문에 앞으로 다음 작품들에서는 한 두번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다음 작품에서는 그냥 군더더기 없는 시원한 블랙코메디 한편 만들었으면 좋겠다. 박찬욱 감독이라면 꽤나 유쾌한 작품이 나올것도 같은데...

어찌됐든 호불호가 크게 나뉘는 작품인만큼 그 감상평들도 다양하듯이 나 역시도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을 써본다.(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는 탓에 다소 횡설수설중..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 야금야금 수정할지도 ^^;;;)
내 조카의 표현을 빌자면...나의 '생각주머니'가 요즘 작아졌는지 아님 병이 들었는지 머리속이 영 그렇다. 때문에 영화 자체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예전만큼 작품에 대한 흡수력이 떨어지는듯한 내 자신도 꽤나 거시기하다.
무엇이 나의 생각주머니의  기능을 저하시켰을까?.............그게 난가?





by 케이트런 | 2009/05/11 23:53 | Movie Magic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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